무역전쟁 비용 부담 느낀 중국, 일부 美제품 관세 면제 검토 카드 만지작

  • 등록 2025.04.26 1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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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장비·화학제품 등 대체 공급처 확보 어려운 산업 해당될 듯
아직 검토 단계 불과.. 실제 적용될 지는 변수 적지 않아

 

[엔트로피타임즈 손영남 기자] 파국을 향해가던 것으로 보여지던 미중 관세 갈등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불 작전을 펼치던 중국이 한발 물러설 의향을 내비친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관세 부담이 중국 산업계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정책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신 실리 챙긴 중국
미국 경제매체 ‘Bloomberg’는 25일 중국 당국이 미국산 수입품 가운데 일부 품목에 부과된 125% 관세를 면제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재 적용 중인 고율 관세가 자국 기업들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 품목에 대한 예외 조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토는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산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중국은 미국과의 통상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른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대응이었던 것.

 

그러나 이러한 관세 정책이 중국 기업들의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고 공급망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일종의 타협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으론 그를 통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관세 면제 대상에는 의료 장비와 산업용 화학물질 등 일부 품목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중국 기업들이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핵심 장비나 원자재로 단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항공기 리스 계약과 관련된 비용도 관세 예외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관세 면제가 검토되는 품목들은 중국 산업 구조상 여전히 미국 기술이나 제품 의존도가 높은 분야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항공과 화학, 의료 장비 산업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공급하는 장비와 기술이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관세로 인한 부담은 중국 기업들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조 비용이 증가했고 일부 기업들은 생산 비용 압박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특정 품목에 대해 관세 예외를 검토하는 것은 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 고래 싸움에 등 터지던 한국에겐 새로운 기회 될 수도
이런 움직임이 중국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역시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예외를 적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전자제품 등 일부 중국산 제품을 고율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시행한 바 있다.

 

이유는 자명하다. 관세 전쟁에 애꿎은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인 것.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높은 관세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중 양국이 서로 높은 관세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품목에 대해 예외를 두는 움직임은 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는 한국 기업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주요 시장과 생산 거점으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양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화학 소재와 산업 장비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제품 대신 한국산 제품을 일부 대체 수입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관세 면제가 확대될 경우 이러한 공급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미·중 관세 부담이 완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일부 줄어들면서 한국 수출 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의 반도체·화학·장비 기업들은 미·중 산업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양국 통상 정책 변화가 투자와 생산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관세 면제 조치는 아직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시행 여부나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추가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미·중 무역 갈등의 전면적인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부담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이 전략적 경쟁 구도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산업 비용 부담이 큰 영역에서는 실용적인 정책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손영남 기자 son364@entrop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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