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대 오른 일본 교통.. 자율주행 택시 도쿄 내 실험 돌입

  • 등록 2025.04.12 16: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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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일본 택시회사 니혼 교통 협력키로
일본 자율주행 산업 방향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 될 것으로 기대

 

[엔트로피타임즈 손영남 기자]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도 자율 주행 서비스의 본격화를 꿈꾼다. 요미우리 신문은 10일, 미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웨이모(Waymo)가 일본 도쿄에서 자율주행 택시 기술 검증을 위한 데이터 수집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자율주행 서비스 경쟁이 일본 시장으로 확산됨을 알리는 징조로 해석된다.

 

이번 시도가 특히나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메가시티, 그것도 교통 환경이 복잡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도쿄에서 이 실험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유사한 환경을 갖춘 서울, 부산 등을 보유한 한국 입장에선 실험의 추이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실험의 성공은 곧 일본이 한국에 한발 앞선다는 뜻이기도 해 더더욱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 미국, 중국에 뒤처진 일본, 그간의 오명 벗고 환골탈태 가능할까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 최대 택시 회사인 니혼교통과 협력해 진행되며, 일본 교통 환경에 맞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는 것이 요미우리의 보도 골자다. 물론 그것이 즉각적인 자율 주행 시스템의 안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완전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바로 도입하기 위한 단계라기보다는 일본의 도로 환경과 교통 흐름을 학습하기 위한 초기 시험에 가깝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서는 실제 택시 기사들이 차량을 운전하면서 다양한 교통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주행 시스템이 이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일본 특유의 교통 체계와 운전 문화, 도로 구조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일본 자율주행 산업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일본은 자동차 제조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자율주행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보다 상용화 속도가 다소 늦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이번 도전이 그간의 오명을 씻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일본 자체가 대도시 교통 밀도가 높고 대중교통 체계가 발달한 국가인만큼 자율주행 기술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중요한 시금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이번 시험 프로젝트에는 약 20여 대의 시험 차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차량은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재규어 I-PACE를 기반으로 제작된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이다.

 

이 차량에는 다수의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LiDAR) 센서가 장착돼 주변 환경을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활용해 주변 사물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비로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센서 시스템은 차량 주변의 보행자와 자전거, 자동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안전한 주행 경로를 계산하는 역할을 한다.

 

시험 차량들은 도쿄 중심부 여러 지역을 운행하며 도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특히 신주쿠와 시부야, 미나토 등 교통량이 많고 보행자가 밀집한 지역이 주요 시험 구간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들은 교차로 구조가 복잡하고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이 많은 곳으로 자율주행 기술 검증에 적합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 도쿄와 유사한 환경 지닌 서울, 이번 실험에 촉각 곤두세워
도쿄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자들에게 상당히 까다로운 도시로 꼽힌다. 좁은 골목길과 복잡한 교차로 구조, 높은 교통량, 다양한 교통수단이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은 좌측 통행 국가라는 점도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환경에서 확보된 데이터는 향후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은 도쿄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향후 한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등 다른 아시아 도시에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쿄처럼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안정적으로 운행된다면 다른 도시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은 기술 검증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율주행 택시 실험에는 또 다른 고려점도 존재한다. 일본은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고령화 사회다. 따라서 일반 운전자의 고령화와 함께 교통 서비스 산업 종사자 역시 고령화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 확률을 대거 줄일 수 있다는 기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벌써부터 일본 택시 업계에서는 기사 고령화와 신규 인력 부족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택시 기사 평균 연령은 이미 60세에 가까운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지방 도시에서는 택시 운행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교통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장기적으로 교통 서비스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가 상용화될 경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고령자 이동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이러한 일본 시장의 특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미국 일부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웨이모는 일본에서도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용 서비스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시험 단계로 데이터 수집 이후에는 안전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기술 안정성과 법적 규제 문제가 해결돼야 완전 무인 서비스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사한 고민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이 이번 실험을 주의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고령화 사회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일본에서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상용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글로벌 기술 기업과 일본 자동차 산업 간 협력 모델이 어떻게 발전할지도 주목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한 미래 기술을 넘어 실제 도시 교통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도쿄에서 시작된 이번 실험이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손영남 기자 son364@entrop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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