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도 넘은 거지” 미국 그린란드 확보 야심 또 드러내

  • 등록 2026.01.08 17:46:53
크게보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도발 일삼는 미국 속내는 결국 자원 획득
미·중·러 경쟁 속 공급망 재편 유력.. 한국도 대응 체계 재정비 시급

 

[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외교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엄연히 타국의 영토를 미국의 관리 하에 두겠다는 언사를 공개석상에서 언급함으로써 국제 사회에 크나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 국가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지만 그 속에 숨은 의미를 곱씹어본다면 한편으로는 치밀한 전략적 검토를 거친 발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불을 보듯 뻔한 외교적 반발과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임에도 그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은 결국 자원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염두에 둔 도발이라는 분석이다.

 

◆ 이번이 처음 아냐.. 희귀 자원 확보 염두에 둔 전략적 공세
영국 일간지 The Guardian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린란드 통제와 관련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히 충격적인 소식이지만 이는 곧 미국 정부가 그린란드를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단면에 다름아니다.

 

단시안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상식 이하의 발언임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충동에 따른 발언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소식을 접한 국제사회는 이를 단순한 외교적 발언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자원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언을 둘러싼 파장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소유권이 확보되어 있는 영토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 정상적일 수는 없다. 물론 그 발언이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익히 알고 있듯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자치령인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외교·국방 등 대외적인 부분은 덴마크가 담당하지만 자원 개발과 내정에 있어서는 높은 자율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바로 이 부분을 노린 것이다. 사실 미국이 해당 지역 확보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매입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당시에는 외교적 반발과 현실성 문제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한번 실패로 돌아간 카드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뭘까. 자원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며 이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원재료로 사용된다. 희토류를 첨단과학의 쌀이라고 부르는 이유기도 하다.

 

또한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은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국가에서 희토류를 생산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중국의 독점 체제인 상황 하에서 자칫 중국의 몽니가 벌어지기라도 하면 관련 산업 자체가 파국에 접할 수도 있는 실정이다.

 

당연히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은 필수적인 상황. 때문에 주요국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확보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북극 지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지로 거론되고 있다. 비국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안정적인 자원 확보와 더불어 향후 가격 결정력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자원 확보 경쟁 본격화..희토류 공급망 ‘핵심 변수’로 떠올라
희토류만의 문제도 아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커다란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 지역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상당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생산량과는 무관하게 기술 발전과 기후 변화에 따른 채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북극 해빙으로 인한 항로 변화 역시 핵심 변수다. 북극 항로가 상업적으로 활용될 경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거리와 시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다.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 대비 운송 기간이 단축될 경우, 물류비 절감과 운송 효율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는 글로벌 무역 구조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다.

 

지정학적인 요소도 고려해야할 대목이다. 그간 북극 지역은 열악한 기후 조건, 그로 인한 개발상의 난맥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지만 갈수록 자원 고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국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미국을 위시해 러시아, 중국이 꼽히고 있다.

 

도발에 가까운 자세를 취해왔던 미국에 이어 러시아는 이미 북극 항로 개발과 군사 거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중국 역시 ‘북극 실크로드’를 내세워 투자와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그린란드 확보를 다시 언급한 것은 경쟁 구도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된 점은 동맹국과의 갈등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지적된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즉각 반발하며 주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로서는 한국과는 무관해보이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좌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초강대국들 간의 북극 쟁탈전은 한국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한 탓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자원 획득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한국이지만 그에 소모되는 핵심 광물 의존도는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타국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경우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부정적인 대목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물류 측면을 떼놓고 보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아직은 요원하지만 북극 항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한국과 유럽 간 운송 시간이 단축돼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그것. 특히 자동차, 전자제품, 화학제품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 물류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존 해운 노선과 물류 인프라 변화에 따른 산업 구조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정도는 다르지만 경쟁국들 역시 비슷한 고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미국의 그린란드 사태를 주의깊게 바라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미국이 실제로 그린란드를 확보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세계 각국의 반발, 국제법적 제약과 덴마크 및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 등을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실행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국의 발언을 단순한 정치적 수사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그를 둘러싼 주위 환경이 급변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발언이 자원 확보, 공급망 안정성, 물류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린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의 일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평가한다.

 

물꼬는 터졌다. 앞으로 북극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점차 농도를 더해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쥐고 있어선 안 될 일 아닐까. 자원 확보는 단순한 산업적 셈법을 떠나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뒷받침하는 일차적 변수임을 고려한다면 서둘러 대응 체계를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김성민 기자 kimsm@entropytimes.co.kr
Copyright Entropytimes.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 주식회사 지식품앗이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8-73852ㅣ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아04803ㅣ등록일 : 2017.10.26ㅣ발행일 : 2017년 11월 5일 제호 : 엔트로피타임즈ㅣ발행인 : 양학섭ㅣ편집인 : 민경종ㅣ주소 : 03443 서울 은평구 증산로17길 43-1, 제이제이한성B/D B1 (신사동)ㅣ전화번호 : 070-4895-4690 Copyright Biz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