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단독] 석유화학산업계에 드리운 먹구름 실체는?…수요감소 보다 경제성

정유업계 제품생산량 2035년까지 상당한 감소세 예상
“막대한 투자비로 경제성 저하…수요 감소 탓만은 아냐”
석화산업 고객은 저소득화 되는데 투자비용은 천문학적

 

[엔트로피타임즈=이상현 편집위원] 석유 정제 능력이 2035년까지 21% 감소할 수 있다고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가 덴마크에 본사를 둔 에너지 컨설팅회사 임플리멘타(Implementa)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10일(코펜하겐 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정제 능력의 약 10%(하루 900만 배럴)가 이미 감소했다. 오는 2035년까지 추가로 21%(하루 1840만 배럴)가 폐쇄될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정유사 폐업의 대부분은 중국(30%)과 유럽(20%), 북미(5%)에서 발생했다.

연구 저자들은 유럽이 2035년까지 석유 정제 능력의 거의 절반(49%)을 잃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선진국들에서 성유 정제능력 뚜렷한 감소세

 

2035년까지 전 세계 석유 정제 능력이 21% 감소할 수 있다는 주된 근거는 강화된 환경 및 세금 정책, 석유 수요 감소 등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석유 정제 부문의 환경 및 세금 정책은 세계적인 환경 트렌드, 지속 가능한 개발로의 전환, 그리고 세계 에너지 산업의 변화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폐업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아시아 태평양 국가(19%)와 중국(30%)이었다. 유럽은 전 세계 폐업 규모의 20%를 차지했다. 북미와 서아시아, 기타 국가들은 각각 5%와 7%를 차지했다 .

 

2015년에서 2018년 사이에 중국에서는 주로 총용량이 하루 180만 배럴에 이르는 소규모 저기술 정유 시설들이 폐쇄됐다. 이는 환경 및 세금 정책 강화 때문이다.

 

유럽의 일일생산량 15만3000 배럴인 라 메드 정유소는 낮은 효율로 지난 2016년 폐쇄됐다. 3년 후 정유소 부지는 바이오디젤 생산 시설로 전환됐다. 

 

2019년에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에너지 솔루션(일일 생산량 33만 배럴)이 파산했다. 이후 해당 부지에는 비연료 제품의 창고와 유통 센터가 들어섰다.

 

유럽은 9년 뒤 정제시설 절반 사라질 전망

 

임플리멘타(Implementa)에 따르면, 석유 정제 시설 폐쇄의 지역별 분포는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까지 유럽은 전체 정제 시설의 거의 절반인 49%, 즉 650만 배럴을 잃을 수 있다. 중국과 기타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은 각각 16%와 18%의 정제 시설 폐쇄가 전망된다. 중동은 41%, 북미는 7%의 정제 시설 폐쇄를 각각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반 티모닌 임플리멘타 프로젝트매니저는 “420개 정유 시설 중 101개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가장 취약한 시설은 심층 공정이나 석유화학 통합 설비가 없는 노후화되고 규모가 작으며 비용이 많이 드는 정유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중국은 하루 약 1850만 배럴의 원유 정제 능력을 보유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미국(2위)과 러시아(3위)는 각각 약 1840만 배럴과 670만 배럴로 뒤를 이었다.

 

미국 컨성팅회사 VMT의 예카테리나 코사레바 컨설턴트 매니징 파트너는 “많은 국가들이 배출량, 연료 품질 및 환경 모니터링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와 세법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고 <이즈베스티야>에 밝혔다.

 

코사레바는 “EU의 그린 뉴딜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석유 및 가스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러시아 또한 2050년까지 순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기후 중립)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화산업 기술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관건 

 

정유시설을 짓는데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점도 이 산업 위축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가령 러시아 극동 사할린에 정유 시설을 건설하는 데는 1000억 루블(11일 환율로 한국 돈 1조9643억2600만원)이 소요된다. 임플리멘타의 이반 티모닌은 “전 세계 석유 정제 능력 감소는 석유 제품 수요의 급격한 감소 때문이 아니라, 주로 일부 정유 시설의 경제적 효율성 저하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 석유 생산에 대한 자본 투자에는 향후 5년간 300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석유 수요는 주로 선진국인 집단서방(collective western) 이외의 지구촌 남반구(Global South)국가들로 이동할 전망이다. 2040년에는 이들 국가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6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유시설을 유지하는 석유화학산업계에 기술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최고의 화두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화학공정화와 심층가공, 전주기 디지털화, 핵심기술 확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기화로 연료 감소세는 불가역적

 

전기차 증가로 휘발유와 디젤 등 연료유 수요가 둔화되는 점도 문제긴 하다. 

 

세르게이 테레슈킨 오픈오일마켓 최고경영자(CEO)는 “석유 수요 증가세 둔화로 중국의 신규 설비 증설 속도가 둔화될 것이며, 유럽과 북미의 정유 시설 용량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레슈킨 대표는 “항공유와 저유황 연료유, 해상 운송용 경유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지만, 자동차 휘발유 소비는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업계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특히 여기에 환경 및 탄소 비용 상승, 아시아와 중동의 대규모 현대식 복합시설과의 경쟁 등 여러 요인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 

 

오랫동안 탄화수소 수요 증가의 주요 동력이었던 중국은 2027년에서 2030년 사이에 석유 소비가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티모닌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대 말까지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