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e법칙] 선택은 결국 인간의 몫…민주주의 가치 더 커진 AI 시대

인간사회가 우선해야할 가치는 AI가 결정 못해
기술혁명 시대 일수록 시민참여・민주주의 중요
기술진보의 결실 나누는 방법도 선거로 판가름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재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화, 플랫폼 경제가 급속히 사회 구조를 재편하는 거대한 문명 전환기의 초입에 서 있다.  AI 기술은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교육, 복지, 정보 권력, 국가 경쟁력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회의 방향과 가치, 성장의 성과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여전히 인간 사회의 정치적 선택괴 제도에 달려 있다. 이 점에서 선거는 AI 시대에도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이며, 사회적 갈등을 폭력과 힘이 아닌 대화와 토론과 타협으로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다.

 

AI 시대, 민주주의의 중요성

 

현재 AI는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데이터, 자동화 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노동 대체, 고용 불안, 디지털 독점, 빈부격차 확대라는 심각한 문제를 동반한다.  기술 혁신의 성과가 국민 다수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쓰일지, 아니면 소수 거대 자본에 집중될지는 정치와 제도의 문제다. 기본소득, 복지 확충, 교육 혁신, 노동 재편, 공정 과세, 사회 안전망 구축 같은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민주주의 제도가 결정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선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선거는 단순히 정치인을 뽑는 행위가 아니다. 성장과 분배, 복지와 경쟁, 자유와 규제, 기술 발전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집단적 선택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경제, 청년 일자리, 주거, 의료, 복지, 재생에너지, 교육, 지역 소멸 대응 등 시민의 실질적 삶과 직결된 문제를 다룬다. AI 시대일수록 지역 단위의 민주적 참여와 생활정치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폭력과 힘이 아닌 대화와 협력, 타협으로

 

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점은 폭력과 힘 대신 토론과 타협을 선택한다는 데 있다.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전쟁과 강압, 독재와 폭력의 폐해를 경험해 왔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갈등을 공개적 토론과 설득,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수결이라는 제도적 합의로 해결하려는 문명적 장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민주주의는 투표가 총칼보다 강한 사회를 만든다. 이것이 바로 선거가 민주주의의 보루인 이유다.

 

오늘날 일부에서는 AI가 인간보다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AI는 어디까지나 데이터 기반의 도구일 뿐, 인간 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한다. 경제 성장과 환경, 효율성과 복지, 자유와 평등, 인간 존엄과 사회 정의의 균형은 시민이 선택해야 한다. AI는 계산할 수 있어도 정의를 결정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AI 시대일수록 민주주의의 역할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어야 한다.

 

기술독점과 패권주의의 위협

 

현재 한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청년 실업, 부동산 양극화, 지역 소멸, 기후위기, 의료 격차, 사회복지 확대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시장 논리나 기술 발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산업 구조를 육성할 것인지, AI 산업의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공유할 것인지, 복지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 균형 발전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모두 정치의 영역이며 선거를 통해 조정된다.

 

선거는 사회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만능 수단은 아니다. 그러나 선거는 문제를 드러내고, 시민적 토론을 촉진하며, 권력을 견제하고, 정책 실패를 수정하고, 미래 방향을 재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평화적 제도다. 민주주의가 유지되는 한 사회는 스스로를 교정할 수 있다. 반대로 민주주의가 약화되면 기술 발전이 오히려 독점과 통제의 수단이 될 위험이 커진다. 미국발 ‘기술공화국’ 패권주의가 위험한 이유다.

 

최종 결정은 시민과 국민이 해야

 

결국 AI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떤 가치와 제도 속에 둘 것인가이다. 그리고 그 선택권은 시민에게 있다. 시민의 한 표는 단순한 정치 참여가 아니라 경제, 복지, 기술, 환경, 평화의 미래 구조를 설계하는 행위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선거가 아니다. 그것은 AI 시대의 거대한 전환 속에서 인간 중심 사회를 유지할 것인지,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눌 것인지, 민주주의를 통해 미래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사회의 최종 결정권은 시민에게 있어야 한다. 그래서 AI 시대에도 선거 절차는 매우 중요하며, 선거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황상규 칼럼니스트
ESG평가연구소장,  ISO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독일 프랑크푸르트(괴테)대학 환경윤리학 박사 수료, , ‘사회책임의 시대‘(2013)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