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에 금융시장 소용돌이...금리 인상 빌미될까?

미 국채 30년물 금리 '19년 만에 최고' 금융시장 발작(?)
4월 물가 쇼크·미-이란 긴장 여파…글로벌 장기 국채 '투매 양상'
케빈 워시 차기 美연준의장 인준 속 통화정책 불확실성 증폭

[엔트로피타임즈 민경종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른바 '국채 금리 발작' 현상으로 심각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미국의 4월 인플레이션 쇼크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린 가운데,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까지 치솟으며 자산 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조사 기관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지난 19일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5.20%를 돌파하며 지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역시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5%를 넘어 4.69%대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만의 케이스가 아니다. 국내 대표적 시장금리 지표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일 종가 기준 3.76%를 기록,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5월 28일 2.31%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며 1.45%포인트나 급등했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 선진국 및 우리나라 국채 금리 모두 상승 흐름에 동참하며 시장의 우려어린 시선을 받고 있어 글로벌 금리 인상의 빌미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물가 쇼크 그리고 영국 및 일본발 국채 금리 급등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이 지난 18일 발간한 보고서(글로벌 국채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에 따르면 달러화가 지난 주간 기준 1% 넘는 큰 폭의 강세를 기록했다.

 

이는 4월 각종 물가지표가쇼크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영국 및 일본 국채 시장 불안 그리고 케빈 워시 차기 연준의장 의회 승인에 따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으로 달러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임. 참고로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것.

 

유로화 역시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영국 정치 불안에 따른 영국 국채 금리 급등과 함께 파운드화 약세 여파로 약세를 기록했고, 엔화도 약세를 기록하면서 158엔대에 재진입했다. 미-일 재무장관 회담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국채 금리 급등이 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평가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안도감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고, 호주달러도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 약화 우려 등으로 1% 넘는 약세를 보였으며, 달러-원 환율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지속과 글로벌 ‘국채 금리 발작’ 현상으로 다시 1500원대까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경우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5.77%대를 돌파(정치 불안 및 채권 투매 심화)한데다 일본 30년물 국채도 4.19%대를 넘어서는(1999년 국채 발행 이후 사상 최고치) 등 동조 현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에 반발해 국채를 대거 매도하는 투자자를 뜻하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고 진단한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점화되자, 투자자들이 장기물 채권을 무차별적으로 내던지며 몸값을 낮추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라는 것이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워시 연준' 출범 임박...미 연준 수장 교체기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한몫

 

이에 더해 박 연구원은 정치적 압박과 인플레 사이 딜레마채권 시장의 발작을 부추긴 또 다른 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수장 교체기에 발생한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꼽았다.

 

미국 상원 본회의에서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인준안이 가결된 케빈 워시(Kevin Warsh)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가 오는 22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데, 당초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요구를 수용할 비둘기파적 인물을 기대했으나, 상대적으로 매파적 성향을 가졌으면서도 통화정책의 독립성 논란을 안고 있는 워시의 등장은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는 것.

 

이에 더해 금리 인상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장 강세장의 지지대였으나, 이제는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을 대비해야 하는 시나리오 급변 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연준이 금리를 올릴 확률을 40% 이상으로 대폭 상향 반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통화 동반 약세…달러-원 환율 1,500원 대 재차 돌파...전망은?

 

미국 국채 금리의 독주 속에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급격히 쏠리며 달러화 지수는 주간 1.41% 급등한 99.3선을 기록했고,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주저앉았다.

 

영국의 정치 불안 장기화 및 국채 시장 발작 여파로 유로-달러 환율은 1.163달러선까지 약세를 보였고, 엔화·위안화 역시 미-일 재무장관 회담 리스크 해소에도 불구하고 금리 차 확대로 달러-엔 환율이 다시 158.7엔대로 재진입(엔화 가치 하락)했으며, 위안화 역시 달러 강세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국채 금리 발작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달러-원 환율은 20일 종가 기준(15시30분) 1506.8원을 기록하며 1500원선을 재차 돌파했다.

 

외환 환율이 1,500원선 위로 고착화될 경우 수입 물가 자극 등 실물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포함한 직접 개입 타이밍을 저울질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주 금융시장의 향방은 투매 양상을 보이는 글로벌 국채 시장의 진정 여부와 미-중 정상회담 종료 이후 미국의 대(對)이란 종전 협상 전략 변화에 달려 있다”며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국채 금리의 민감도가 극도로 높아진 만큼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20일자 보고서를 통해 “장기 국채 금리 급등 현상이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은 금융시장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장기물 중심의 금리 발작 현상이 지속된다면 자금 경색을 촉발할 여지가 있음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일단 가시화되고 있고 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국채시장 불안이 여타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여지도 커지고 있음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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