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순풍 맞은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 등 기대 크지만 변수도 산적

해상풍력 특별법 3월 시행.. 신안·울산 중심 대형 프로젝트 본격화
송전망 부족·주민수용성·공사비 부담 여전해 숙제도 여전

 

[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이 맞물리면서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온기류가 흐르고 있다.  전남 신안과 울산 등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관련 기업 투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주춤하는 듯한 기색을 보이던 이전의 양상과 달라진 것으로 이로 인해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마냥 청신호만 드리운 것은 아니다. 기존의 고질적인 문제들, 송전망 부족과 주민수용성, 사업비 증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기 힘든 상황이어서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 특별법 시행에 시장 재평가 등 업계 기대감 커져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부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들어 관련 제도 정비와 대형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26일부터 시행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 특별법)’은 업계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사업자가 입지 발굴부터 주민 협의,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등을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해 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반복됐지만 특별법 시행 이후 정부 주도의 계획 입지 체계가 도입되면서 사업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최근 전남 신안과 울산 해역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추진 움직임이 잇따르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전남 신안군 해역에서 추진 중인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최근 핵심 인프라 구축 단계에 들어가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5월 19일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당 프로젝트 해저케이블 공급 및 시공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업 규모는 1GW급으로 알려졌다.

 

이런 요인들이 맞물리자 업계에서는 올해를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본격 성장 원년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풍력산업은 긴 인허가 기간과 주민 갈등, 계통 연결 문제로 사업 지연이 반복되면서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발전 허가 이후 상업운전까지 평균 7~10년 이상 소요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주민 협의와 환경영향평가, 어업권 조정, 전력망 연결 절차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별법 시행이 이 같은 병목현상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해상풍력을 재생에너지 핵심 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태양광 대비 발전 효율이 높고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전력 공급원 역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력 다소비 산업 중심 구조를 가진 한국 특성상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확보가 향후 산업 경쟁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융권 참여 확대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올해 1월 정부는 ‘신안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으로 선정했다. 해당 사업은 총 3조4000억원을 투입해 390MW 규모 설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약 7500억원 규모 금융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한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제도 기반이 어느 정도 정비되면서 시장 자체를 다시 보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산업 성장 가능성도 상당히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 송전망·주민수용성 등 현실 장벽 타파해야 성공 가능해
다만 업계에서는 기대감만으로 시장이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변수로는 여전한 송전망 부족 문제가 꼽힌다. 발전단지를 조성해도 실제 생산 전력을 수도권 등 주요 수요지로 보내기 위한 계통 연결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송전 인프라 확충 속도를 앞지르는 현상이 반복될 경우 출력 제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계통 연결 지연으로 사업 일정이 늦어지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주민수용성 역시 핵심 변수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소음과 경관 훼손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지만 어업권과 해양 생태계 영향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반대와 보상 협의 문제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기도 했다.

 

사업 비용 부담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다. 최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부담 여파로 풍력 터빈과 해저케이블, 설치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사업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될 경우 프로젝트 비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해상풍력 확대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단기적인 숫자 경쟁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발전 설비 확대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망에 연결하고 주민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출력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LNG 발전 등 유연성 전원 확보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 설비 확대만으로는 전력망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보다 정책 환경은 분명 좋아졌지만 해상풍력은 결국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며 “송전망과 주민수용성, 비용 구조가 함께 해결되지 않으면 기대만큼 빠른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