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이상현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인공지능(AI)의 국방・군사적 활용을 위해 인도-태평양 우방국들과 사이버 전문가 네트워크 형성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토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참전, 러시아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하고 있다는 맥락을 강조하면서 북한 핵무기 영향권에 있는 한국과 일본 등 ‘집단서방(collective western)’ 국가들과 유럽의 안보가 닿아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도태평양과 나토를 잇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나토-한국간 사이버전 협력은 진작부터 감행
소피 라르더 나토 인도태평양 담당관은 24일(제주도 시간) 한국 제주도에서 열린 ‘2026 제주포럼’의 ‘NATO-IP4 협력과 한국의 역할’ 세션에 화상 발표에서 “나토와 인도태평양 4개국(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 순간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를 규탄, 나토와의 관계에 전환점을 맞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라르더 담당관은 “2022년은 IP4와의 관계에서도 전환점”이라고 전제, “그 해 최초로 IP4 파트너들과 '공유 안보 과제 대응을 위한 어젠다’라는 공동합의문서를 채택했다”면서 “이를 통해 사이버 방어, 신흥·파괴적 기술, 군비 통제 등 공동 과제에서 모범 사례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르더 담당관은 또 2022년 마드리드 나토정상회의에 IP4 파트너들이 처음으로 초대된 점, 2024년 워싱턴 나토 정상회의에서 ▲사이버 방어 ▲허위정보 등 하이브리드 전쟁 ▲군사 분야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협력하기로 한 점 등을 강조했다.
나토와 IP4는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포함한 새로운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2025년 네덜란드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방위산업협력과 기술 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 해 2월25일 13개의 싱크탱크와 대학을 연결, 지역 간 안보 문제를 평가하는 협력 네트워크 ‘인도태평양 및 유로-대서양 허브(The Indo-Pacific and Euro-Atlantic Hub)’를 출범시켰다. 허브는 나토와 인도태평양 4개국(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간의 관계 강화를 목표로, 두 지역 간의 불가분한 안보 역학 관계를 탐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도 같은 달 브뤼셀 나토 본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한국 인태 및 유로-대서양 허브’라는 이름의 가상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박재적 한국유엔체제학회장은 “한국 허브는 현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안보지역학부, 세종연구소, 동아시아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안보 싱크탱크들, 나토 본부로부터 50억원 지원받아
외교안보 싱크탱크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방부가 출연해 설립한 국방연구원도 나토 본부의 연구비 지원 대상에 포함되며, 예산 지원 규모는 5년간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주로 매년 나토와 한국, 일본 간의 전략 협력 연구 및 정기 세미나 개최 비용 등으로 쓰인다. 나토의 연구협력 지원을 받는 일본 측 싱크탱크는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와 방위연구소(NIDS) 등이다.
라르더 담당관은 “나토와 한국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면서 “주요 분야는 ▲군비 통제 및 비확산 ▲사이버 안보 ▲방위산업 협력 ▲군사 분야 AI 기술 혁신 ▲우주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군비 통제 및 비확산 분야에서 독특한 전문성을 보유하며, 북한의 핵확산 위협을 32개 동맹국 플랫폼에서 논의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서울 사이버 챔피언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나토 사이버 연습에 적극 참여한다”면서 “한국의 뛰어난 방위산업 역량과 협력 의지는 나토가 심화시키고 싶은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 분야의 AI 기술혁신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한 나토와 한국 간 협력이 진행 중이며, 다자적 우주 역량 프로젝트에서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라르더 담당관은 나토가 동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나토와 IP4 사이의 협력이 유럽-대서양 지역의 정치·군사동맹인 나토가 인도-태평양에 안보 제공자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된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의 글로벌 안보 과제에서 최대한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트럼프 2기 확정 직후 실제 심리전 협력 정황
허위정보와 가짜 뉴스 등을 통해 적의 심리를 교란시키고 상대국에서 집권자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사이버 인지전’은 정형적인 현대 하이브리드 전쟁이다. 그런데 한국과 나토가 그저 협력을 약속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해영 한신대학교 교수(국제관계학부)는 2025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땅 쿠르스크에 파병됐다가 전투중 전사한 북한군 병사의 품 속에서 나온 편지가 서방 언론에 공개됐는데, 기사에 첨부된 편지지 이미지에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이 새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거의 모든 언론 매체들이 이 이미지가 포함된 기사를 보도했지만, 편지지에 새겨진 마크를 확인한 한국 매체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케이블방송 은 지난 2024년 11월26일자 기사에서 “11월 초 국가정보원은 홍장원 1차장이 이끄는 정부대표단이 귀국 직후 ‘심리전 대응팀’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11월초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시점이다.
이 매체는 “2급 국장급 단장에 팀원은 10명 이내 규모이며, 인지전 관련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국정원은 당시 ‘인지전’ 위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크라이나 당국과 전술적 대응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우크라이나 미밀정보국(SBU) 메모지에 방첩사령관의 암살자 명단을 받아 적은 것도 비교적 논란 없이 묻혔다. 이 교수는 “우크라 특수작전군의 주특기 중 하나인 심리전인데, 한국 국정원의 심리전팀이 합작했던 정황”이라고 해석했다.
이상현 <엔트로피>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