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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AI 시대 저무나.. 딥시크 가격 정책 변화에 국내 IT업계 긴장

블룸버그 등 외신, 딥시크 API 가격 정책 변경 가능성 일제히 보도
빅테크 대비 압도적 저가 전략에서 수익성 확보 단계로 이동하는 신호
해외 AI API 의존 리스크 부각.. 국내 기업들 자체 LLM·멀티 모델 전략 주목

 

[엔트로피타임즈 손영남 기자] 중국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DeepSeek)가 그동안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들었던 초저가 전략에 변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내 IT업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財聯社)와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딥시크가 개발자 대상 API 서비스 가격 정책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가 구체적인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그동안 이어진 공격적인 저가 전략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간 딥시크는 낮은 비용 구조를 앞세워 글로벌 AI 모델 시장의 가격 경쟁을 촉발해왔다.

 

특히 딥시크는 API 이용료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생성형 AI 기능을 자사 서비스에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시장의 경쟁 축이 단순 유저 확보에서 실제 수익성 입증으로 이동하면서 딥시크 역시 폭증하는 모델 운영비와 컴퓨팅 자원 확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초저가 경쟁에서 수익화 단계로.. AI 가격 구조 재편 신호일까
딥시크의 가격 정책 변화 가능성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요금 조정을 넘어 생성형 AI 업계 전반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그동안 딥시크는 저비용·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오픈AI, 앤트로픽 등 미국 빅테크 중심의 글로벌 AI 시장 구도에 도전장을 던졌다. 개발자들이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구축할 때 핵심 기준이 되는 API 비용을 낮추면서 기업들의 AI 도입 비용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해온 것.

 

실제 딥시크 V4-Flash 모델의 경우 입력 토큰 100만 개당 비용이 0.14달러 수준으로 책정돼 일부 경쟁 모델 대비 매우 낮은 비용 구조를 보여왔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은 딥시크가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딥시크의 성공을 계기로 이어진 저가 공세는 중국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중국 주요 빅테크와 AI 스타트업들도 앞다투어 공급 가격을 낮추며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한 것. 하지만 이 같은 저가 치킨게임은 오래가지 못했다. 생성형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프라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성능 GPU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폭증하는 AI 서비스 이용량으로 인한 서버 유지 비용과 연산 수요 부담이 급격히 커진 점이 저가 기조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한 저가 경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딥시크의 움직임을 AI 산업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찾는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AI 모델 시장의 경쟁 기준이 ‘누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느냐’에서 ‘누가 비용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 국내 AI 업계 원가 재검토.. 소버린 AI 전략 재부각
딥시크의 가격 정책 변화 가능성은 국내 AI 서비스 기업들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동안 일부 스타트업과 기업용 AI 서비스 업체들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하기보다 해외 AI 모델 API를 활용해 챗봇·문서 요약·업무 자동화 서비스 등을 구축해왔다.

 

낮은 API 비용은 초기 서비스 출시와 시장 진입을 돕는 장점이 있었지만 공급자의 가격 정책이 바뀔 경우 서비스 원가와 수익 구조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특정 AI 모델이나 API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가격 변화나 서비스 정책 변경이 사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AI 업계에서는 단일 모델 의존도를 줄이는 멀티 LLM 전략과 자체 AI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여러 AI 모델을 상황에 맞게 조합하고 핵심 업무 영역에서는 자체 모델이나 기업 전용 AI 환경을 구축하는 투트랙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나아가 이번 움직임은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소버린 AI(주권형 AI)’와 기업 맞춤형 AI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외부 AI 서비스 가격과 정책 변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체 데이터와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AI 역량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제조, 공공 분야처럼 데이터 보안과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프라이빗 AI와 온프레미스 기반 AI 도입 논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해외 API의 낮은 비용만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설계할 경우 장기적인 비용 예측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여러 AI 모델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핵심 영역에서는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딥시크의 가격 정책 변화 가능성은 AI 산업의 경쟁 축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시장에서는 더 싸게 제공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비용 효율성과 안정적인 운영, 그리고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량이 시장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