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김재영 기자] 민간 중심으로 추진돼 온 재생에너지 사업에 공공기관이 직접 주체로 나서고 있다. 공공 유휴부지를 활용해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발생한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한전KDN이 광주·전남·충북에 이어 충남에서도 동일한 모델을 추진하면서 '공공주도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국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전KDN은 11일 충청남도개발공사와 충남 지역 공공 유휴부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 및 인프라 구축사업' 공동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천안·계룡·금산 등 3개 지자체(약 5.8MW)에서 첫발을 뗀다. 향후 충남 15개 시·군 전체로 범위를 넓혀 총 3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 단순 설비 확충 넘어 발전수익 최대 50% 지역 환원
이 사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수익 공유 구조다. 충남개발공사가 도내 공공 유휴부지를 발굴하고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맡으면 한전KDN은 에너지ICT 솔루션 구축, 전력망 연계, 발전시설 운영 및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전력 판매 수익의 최대 50%를 도내 지자체에 환원한다. 환원된 재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에너지 복지 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단순한 설비 증설에 그치지 않고,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지역사회에 어떻게 배분할지까지 사업 범위에 포함시킨 것이다.
한전KDN은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전남도, 충북개발공사 등과 공공주도형 태양광 사업을 지속 추진해 왔다. 지난 7월 전남·충북 지역 특수목적법인(이하 SPC) 설립을 위한 정부 출자 승인을 확보했으며, 충남 사업 역시 내년 상반기 출자 승인을 거쳐 SPC를 설립할 계획이다.
개정된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공영주차장 내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가 의무화된 점도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공 보유 주차장과 유휴부지의 활용 가치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최대 50% 환원의 실질적 혜택 규모는 향후 구체화될 산정 기준을 지켜봐야 한다. 발전수익에서 차감되는 제반 비용 범위와 지자체 재원의 세부 배분 기준에 따라 주민이 체감하는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결국 이 모델의 핵심 경쟁력은 '50%'라는 숫자보다 이익을 지속적·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에 달렸다.
한전KDN은 소규모 독립망 에너지통합관리시스템(MG-EMS)과 통합발전소(VPP) 기술을 접목해 분산된 발전설비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전력망 연계를 최적화할 방침이다.
◆ 부지·계통·주민 수용성… 300MW 달성의 3대 관건
다만 여기까지 가는데는 적지않은 해결점이 남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5.8MW 규모의 첫 사업과 300MW 규모의 최종 목표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것이 그렇다. 300MW는 현재 계획된 초기 사업 규모의 약 52배다. 따라서 이번 협약의 실질적인 성패는 5.8MW 발전소를 짓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15개 시·군으로 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부지다. 공공 유휴부지라고 하더라도 모두 태양광 발전에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발전사업으로 활용하려면 부지 규모와 일사량뿐 아니라 토지 이용 조건, 인허가 가능성, 주변 환경,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계통연계 역시 성패를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다고 해서 생산한 전력을 곧바로 전력망에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그 배경으로 거론된다. 발전시설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배전망과 송전망의 여유 용량이 사업 확대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KDN이 이번 사업에서 단순한 발전소 건설뿐 아니라 에너지ICT 솔루션과 전력망 연계, 데이터 분석 및 관리 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300MW가 여러 지역에 분산된 형태로 구축될 경우 각각의 발전시설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통합적인 발전량 관리와 데이터 기반 운영이 중요해진다. 한전KDN이 보유한 ICT 역량을 사업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도 이와 맞닿아 있다.
SPC 설립과 투자 재원 마련도 넘어야 할 관문이다. 한전KDN과 충남개발공사는 내년 상반기 정부 출자 승인 절차를 거쳐 SPC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실제 사업을 진행하려면 공공기관 출자금과 시민펀드, 정부 금융지원 등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구체적인 재원 조달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주도형이라는 이름만으로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발전시설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과 해당 시·군 전체 주민 사이에 혜택을 어떻게 나눌지, 발전수익 환원 규모와 산정 기준을 어떻게 공개할지, 환원된 재원을 어떤 사업에 사용할지 등이 명확해야 한다.
특히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혜택과 지자체 전체에 돌아가는 간접적인 혜택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사업에서는 수익 배분의 투명성이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