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안보

북중러, 군국주의 부활 조짐 일본 성토에 한목소리

살상무기 수출 제한 없앤 일본, 필리핀에 군함 수출 등 중국 자극 
일본 지식인들 “일본의 양면 외교, 위험한 군사력 확장의 길 열어”
일, 필리핀・호주・인도 등과 군사협력 심화…해외군사영향력 높여
북 김여정 “일본, 과욕이 부른 안보위기…꼭 후회하도록 만들 것”
러 “미에 짓눌린 일본, 호전성 표출…절반은 군국주의 부활 반대”

 

 

[엔트로피타임즈 이상현 편집위원]

 

중국과 북한, 러시아는 81년 전 일본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8월15일에 즈음해 최근 본격화 되고 있는 일본의 군사재무장에 대한 본격 우려와 경고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독일이 군사재무장에 나선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전범국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주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 

 

중국은 일본 국방부 장관이 중국과 집단서방(collective western) 국가들을 잇따라 방문, 자국 무기 수출 확대와 군사 활동 범위 확대를 꾀하는 ‘군사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최근 지구촌 지정학적 충돌과 진영 대결 가열 속에서 전범국 일본이 전쟁국가로 다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러시아도 쿠릴열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반발하며, 2차 세계대전 패전국 지위에서 국제사회가 확정한 쿠릴열도 영토 문제를 다시 꺼내든 일본을 성토했다. 러시아는 다만 일본의 군사재무장에 대해서는 공개적 우려보다는 중국과 북한의 우려를 전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미국의 일본 민간인 학살 등을 상기시켜 양국간 틈새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일본, 각국과 연합훈련 늘리고 무기수출도 확대

 

중국 <신화통신>은 23일 도쿄발 분석기사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지난주 호주와 인도를 인도를 방문, 이른바 ‘반격 능력 강화’와 ‘일본 방위 장비 수출 증진’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분석가들을 인용,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 확대와 군사 활동 범위 확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군사력 확장 외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를 통해 일본은 전후 국제 질서와 법적 틀이 부여한 제약을 점차 허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는 지난 4월 ‘방위 장비 및 기술 이전의 3대 원칙’과 그 이행 지침을 개정하고 살상무기 수출 제한을 해제했다. 이후 일본의 무기 및 방위 장비 해외 판매 노력을 강화해 왔다.

 

최근에는 아부쿠마(阿武隈川)급 구축함을 필리핀에 이전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최근 순방에서 일본의 모가미(最上)급 호위함을 호주에,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에 탑재되는 유니콘 통신 안테나를 인도에 각각 수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정부의 무기 수출 확대 추진이 단순히 국내 방위산업 시장 개척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무기 구매국과의 무기 체계와 유지보수 지원, 부품 공급 등에서 긴밀한 관계를 구축, 일본의 해외 군사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해석하는 것. 

 

군사 활동과 관련, 다카이치 정부는 자위대의 해외 작전 주둔 확대를 가속화해 왔다.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에 대규모 전투 병력을 파견, 5월까지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호주 방문 중 호주와 10년 기한의 협정을 체결, 자위대가 호주의 시험장에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하고 이른바 ‘반격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은 인도와도 연합훈련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올해 인도에서 예정된 양국 공군 훈련에 사상 처음 참가할 예정이다. 

 

<신화통신>과 인터뷰 한 군사전문가들은 “일본-호주 간 자위대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협정이 호주에서 일본의 군사 활동을 더욱 지속적이고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 “일본과 인도의 양국 공군 훈련은 또 다른 ‘위험한 첫 시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무기협력은 군사팽창주의의 주요 징후

 

일본이 유지보수와 물류, 무기 개발 등 관련 국가들과의 협력을 심화하려는 움직임은 사실상 국경 너머로 '전략적 깊이'와 군사력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방위주의 정책’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군사적 팽창주의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일본 외교에서 군사·안보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논평했다. 다카이치 정부의 외교적 행보는 무기 수출 확대, 군사 활동 범위 확장, ‘진영(블록) 기반 안보 강화’ 등 모든 면에서 군사력 증강과 재무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이즈미 방위상이 최근 해외 순방을 하는 동안, 집권 자민당의 정책 책임자인 고바야시 다카유키는 주로 ‘안보 협력’을 위해 태평양 섬나라 세 곳을 방문한 사실에 주목했다.

 

고바야시는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태평양 섬나라들에서 '특정 국가'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는 중국이며, 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런 발언이 블록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전후 국제 질서를 훼손하고 평화헌법을 비롯한 일본의 국내법 체계를 위반, 지역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 일본사 명예교수의 최근 언론 기고문을 인용, “다카이치 대통령이 일본 헌법에서 평화 조항을 삭제하려는 의도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일본인 외교안보 전문가는 다카이치 정부가 최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이라고 과장되게 묘사하는 것 역시 위험한 군국주의적 수사로의 회귀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원로 기자이자 전 <NHK> 앵커 기무라 토모요시는 “일본이 한때 ‘자기보존’, ‘자위권’ 등의 구실로 침략전쟁을 시작했으며, 군사확대를 ‘자신의 안보와 국가생존’을 수호하는 것으로 포장했다”고 말했다. 

 

기무라씨는 또 “오늘날 일본 정부가 다시 한번 '방위력 강화'를 빙자해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군사 확장이라는 ‘매우 위험한’ 길로 꾸준히 행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 김여정 “장거리 미사일 등 선제공격, 침략형 무기 배치”

 

북한도 지난 5일 “전범국 일본의 선제공격능력보유는 국제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중대위협이다”라는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담화를 통해 일본의 군사재무장을 우려했다.

 

김여정 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담화에서 “세계적인 지정학적 충돌과 진영 대결이 가열되고 있는 현 국제정세의 첨예하고 가변적인 추이를 타고 전범국 일본이 전쟁국가에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본 해상 자위대 이지스함 초카이호가 미 해군 지원 속에 지난 7월28일(현지시간) 태평양 해상에서 토마호크 시험 발사를 실시했던 일, 지난 5월 필리핀 루손 섬 북부해안에서 미국 주도의 합동군사연습에 참가, 패전 후 처음으로 영토 밖에서 공격형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사실 등을 거론했다.

 

김여정 부장은 “이러한 군사적 행보는 전력과 참전권, 교전권 보유를 불허한 국제법과 자국 헌법에 위배되게 2022년말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을 통해 선제공격능력 보유를 공식화 한 일본의 책동이 실제적인 범행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 준다”고 밝혔다.

 

담화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3월 구마모토현과 시즈오카현의 육상 자위대 주둔지들에 사거리를 약 1000㎞로 늘인 12식 지상대해상 유도탄과 고고도를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25식 고속활공탄을 각각 실전 배치, 선제공격능력을 적극 보강했다.

 

김 부장은 담화에서 “일본은 최근 12식 지상대해상 유도탄의 발사대와 목표위치확정을 위한 무인정찰기를 태평양상의 섬 지역에 전개하고 항공 자위대의 F-35A 전투기에 탑재할 순항미사일의 납입을 다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른 바 ‘태평양에서의 방위체제강화’라는 구실 밑에 반함선공격 능력을 갖춘 무인잠수정의 개발, 도입도 획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선제공격의 불의성이 제고되고 작전반경이 훨씬 늘어난 각종 장거리 타격수단들의 대량확보와 지상과 해상, 수중, 공중을 아우르는 다령역 전방공간에 대한 실전배비는 일본의 전반적인 무력배치상태를 말그대로 선제공격형, 해외침략대형으로 재편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껏 일본이 주변나라들의 자위적인 국방력강화조치들을 ‘위협'과 ‘도발’로 몰아붙이면서 국제무대에서 ‘평화애호국가’인듯이 처신해온 것이 결국 저들의 군사대국화 야욕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전술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제는 더욱 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일본의 재군사화를 심각하게 여겨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여정 부장은 담화에서 “교활성과 침략성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군국주의 후예들의 손에 흉기가 쥐여지면 재미없는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국제사회는 전범국 후예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야망에 각성을 높여야 할 것이며 절대로 일본에 군사대국화에로의 길을 열어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효과적인 방도로서는 일본 스스로가 저들이 부린 과욕으로 인해 자국의 안전이 보다 커다란 위험 앞에 노출됐음을 체감하게 만드는 것. 반드시 후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 중국의 일본 군사화 경계 목소리에 동조…미일 틈새 벌리기

 

러시아도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대해 우려하면서 독일의 군사재무장과 같은 맥락으로 성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대표는 지난 22일(모스크바 시간) “독일과 일본의 지도자들이 제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군사화와 복수에 목말라 있다”고 말했다.

 

최근 리차드 말레스 호주 국방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의 협상에서 일본이 “향후 10년 안에 호주의 시험장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미사일 시스템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본의 군사 재무장에 대해서는 중국이나 북한처럼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기보다는 중국의 우려를 전달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틈새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은 지난 20일(모스크바 시간) 장한후이 모스크바 주재 중국 대사가 “일본은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유일한 나라라고 자처하며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핵 야망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는 인터뷰 내용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 인터뷰에서 장한후이 대사는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비핵 3원칙’ 중 핵무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언급을 피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금기 없이 핵무기 논의가 필요하다”고 도전적으로 말한 사실에 주목했다.

 

러시아가 복잡 미묘한 미일관계를 파고 들어 양국간 이해충돌을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선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주일 미국 대사가 남쿠릴 열도에 대한 일본의 주권을 인정한 발언은 일본의 복수주의와 군국주의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논평했던 점을 큰 배경으로 짚었다.

 

또 증오와 협력이 어우러진 미일관계를 바라보는 일본 인민들의 분열된 시각도 주요하게 드러냈다. <타스통신>은 “82년 전인 1944년 8월 미국 잠수함의 어뢰를 받아 일본 민간 함선 쓰시마마루호에서 숨진 초등학생들의 추모식이 오키나와 남부 행정 중심지인 나하시에서 거행됐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미국의 강력한 폭격을 받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거의 180만 명의 민간인을 구출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쓰시마마루호는 규슈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미 해군 잠수함에 의해 침몰됐다. 현재까지 784명의 학생을 포함해 약 1500명의 피해자 이름이 확인됐다.

 

<타스통신>은 이와 함께 <교도통신>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8월15일 제2차 세계대전 항복 81주년 기념식에서 침략 행위에 대한 유감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일본인들의 47.8%가 지지했지만 응답자의 42.6%는 총리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상현  <엔트로피>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