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 본격화.. 장비업계도 세대교체

대형화·탭리스 구조로 제조공정 변화.. 용접·검사 등 장비 기술 중요성 커져
엠오티, 양산라인용 조립장비 8종 첫 출하.. 배터리 장비업계 새 성장축 부상

 

[엔트로피타임즈 손영남 기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꼽히는 46파이 배터리가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 경쟁에 들어가면서 관련 장비업계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 직경을 키우는 동시에 탭리스 구조를 적용하면서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다른 조립·용접·검사 기술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배터리 제조사들의 양산 투자가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장비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차전지 조립설비 기업 엠오티는 26일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라인에 투입될 핵심 조립장비의 첫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하하는 장비는 레이저 용접과 성형 등 조립공정 전반을 담당하는 8종이다. 엠오티는 46파이 배터리의 탭리스 구조에 최적화된 정밀 레이저 용접과 수직 외관검사 기술 등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엠오티는 주요 고객사와의 선행 개발라인 협력을 바탕으로 이번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라인에 조립장비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기존 각형 배터리 조립설비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원통형을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조립설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이번 출하를 계기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의 차세대 배터리 라인 증설에 맞춘 추가 수주 협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엠오티의 이번 장비 출하는 46파이 배터리가 단순한 차세대 셀 기술을 넘어 실제 양산설비를 구축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배터리 업계가 기존 원통형 셀보다 직경이 큰 46파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2170에서 46파이로.. 커지는 셀, 달라지는 생산방식
46파이는 배터리 셀의 직경이 46㎜인 대형 원통형 배터리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4680이 있으며, 기존 2170 규격보다 셀의 직경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원통형 배터리의 대형화는 셀 하나에 담을 수 있는 에너지량을 높이고 배터리팩을 구성할 때 필요한 셀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동일한 배터리 용량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셀과 연결 부품의 수를 줄일 수 있다면 배터리팩 구조를 단순화하고 제조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셀을 단순히 크게 만드는 것만으로 양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셀 크기가 커지면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과 전류 흐름을 관리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고, 전극을 감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편차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진다.

 

특히 46파이 배터리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탭리스(tabless) 구조​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는 전극에서 전류를 외부로 전달하기 위해 별도의 탭을 연결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탭리스 방식은 전극의 집전체를 보다 넓은 면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류가 이동하는 경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대형 셀에서 저항과 발열을 낮추고 충·방전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반면 양산 과정에서는 새로운 과제가 생긴다. 전극과 집전체를 균일하게 접합해야 하고 용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차를 관리해야 한다. 셀 크기가 커질수록 작은 공정 편차가 제품 전체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 대형 셀의 승부처는 양산, 용접·검사 장비 중요성 커져
결국 46파이 배터리의 상용화에서 중요한 것은 셀 설계뿐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느냐다.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한두 개의 셀을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보다 수많은 셀을 같은 품질로 반복 생산하면서 수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조립장비의 역할이 커진다. 전극과 캔을 정밀하게 결합하고 용접하는 공정부터 완성된 셀의 외관과 상태를 검사하는 과정까지 각 단계의 편차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탭리스 구조를 적용한 46파이 배터리에서는 용접 품질이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용접 위치나 강도에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경우 전기적 특성이나 장기적인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밀한 용접뿐 아니라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상을 빠르게 찾아내는 검사 기술도 함께 중요해진다.

 

엠오티가 이번에 공급하는 장비 역시 이런 양산공정을 겨냥한다. 회사는 레이저 용접과 성형 등 조립공정 전반을 담당하는 8종 장비를 출하하면서 탭리스 구조에 대응한 정밀 레이저 용접과 수직 외관검사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엠오티는 기존 각형 배터리 조립설비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이번 공급을 통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조립설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고체·LFP 배터리 조립설비 기술 상업화도 추진하고 있어 46파이 공급을 계기로 차세대 배터리 장비 시장에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46파이 배터리의 양산 확대는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장비업체에도 새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의 대형화가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셀의 에너지 밀도나 성능뿐 아니라 생산속도와 수율, 제조원가까지 동시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46파이 시대의 경쟁은 ‘더 큰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에서 ‘더 큰 배터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제조사들의 차세대 셀 경쟁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조립·용접·검사·자동화 장비업계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