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환경허가 받고도 26건 위반.. 4,310억 투입한 석포제련소

카드뮴 기준 10배 초과·방지시설 관리 미흡 드러나
환경개선 투자에도 반복되는 환경법 위반 구설수

[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가 최근 4년간 환경개선에 4,310억원을 투입했지만 환경법령 위반과 허가조건 미이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업장 전체의 환경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통합환경허가를 받은 뒤에도 배출기준 초과부터 방지시설 관리, 오염토양 정화, 제련잔재물 처리까지 문제가 반복되면서 대규모 환경투자와 실제 환경관리 수준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부산진구을)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풍은 2022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석포제련소 환경개선 비용으로 총 4,310억300만원을 집행했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지하수 정화에 803억원, 토양 정화에 1,259억원, 통합환경 개선에 1,279억원, 제련잔재물 처리에 873억원, 무방류·녹화 등에 96억원을 투입했다.

 

환경개선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했지만 환경법령 위반은 이어지고 있다.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석포제련소의 환경법령 위반·처분은 총 109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 통합환경허가를 받은 이후에도 2023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26건이 추가됐다.

 

통합환경허가는 대기·수질·폐기물 등 매체별로 나뉘어 있던 환경관리를 사업장 단위로 통합해 관리하는 제도다. 허가 이후에는 정해진 배출기준뿐 아니라 방지시설 운영과 각종 허가조건을 사업장에서 실제로 이행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석포제련소에서는 허가 이후에도 여러 유형의 위반이 이어졌다.

 

2023년 3월에는 수질오염방지시설인 암모니아 제거설비를 상시 가동하도록 한 허가조건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같은 해 대기오염 방지시설의 부식·마모 방치와 자가측정 미실시 등도 확인됐다. 8월에는 황산화물(SO₂)이 허가배출기준인 98ppm을 넘어 128ppm까지 측정돼 개선명령을 받았다.

 

이들 사례는 환경설비를 갖추는 것만으로 환경관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설비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배출농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통합환경허가 이후에도 관리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허가조건 이행 여부에 대한 사후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 투자 늘렸지만 중금속·토양·잔재물 관리 구멍 여전해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환경에 치명적인 중금속 배출 문제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에는 석포제련소 혼합시설 3곳에서 카드뮴이 허가배출기준을 모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 0.1㎎/S㎥에 비해 측정값은 각각 0.416㎎/S㎥, 0.189㎎/S㎥, 1.013㎎/S㎥였다. 특히 한 시설에서는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1.013㎎/S㎥가 측정됐다.

 

카드뮴은 중금속 가운데서도 배출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는 물질이다. 따라서 해당 사례는 단순히 기준을 소폭 넘어선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환경개선 비용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배출시설의 관리가 허가 기준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환경문제는 새로운 오염물질 배출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미 발생한 오염을 정화하는 과정에서도 허가조건 미이행이 발생했다. 석포제련소는 봉화군의 오염토양 정화명령을 2025년 6월 30일까지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통합환경허가 조건 위반으로 조업정지 10일과 과태료 6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토양 정화는 방지시설을 통해 추가적인 오염을 막는 것과 달리 이미 발생한 오염을 복구하는 사후 조치다. 정해진 기한 안에 정화를 완료하지 못했다는 것은 환경관리 문제가 현재 배출시설 운영에만 국한되지 않고 과거 오염에 대한 복구 과정에서도 나타났다는 의미다.

 

제련잔재물 처리 역시 기한을 넘겼다. 장기간 사업장에 적치돼 온 제련잔재물인 자로사이트 케이크(Jarosite Cake)를 당초 정해진 기한까지 전량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를 통합환경허가 조건 위반으로 판단해 올해 1월 조업정지 30일 처분을 내렸고, 실제 처분은 2억7천만원의 과징금으로 대체됐다.

 

제련잔재물은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만큼 적정한 보관과 처리가 사업장 환경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환경개선 비용 가운데 제련잔재물 처리에 873억원이 투입됐다고 보고된 상황에서 처리기한 미준수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투자액의 규모와 실제 관리 성과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위반은 반복됐다. 지난해 6월 점검에서는 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에 딸린 기계·기구의 고장이나 훼손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방치한 사실이 다시 적발돼 경고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결국 석포제련소의 문제는 특정 시점의 단일한 환경사고라기보다 배출시설 관리, 중금속 배출, 토양 정화, 제련잔재물 처리 등 여러 영역에서 환경관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환경개선에 투입한 비용의 규모뿐 아니라 실제로 환경관리 수준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통합환경허가 이후에도 26건의 위반·처분이 발생한 만큼 허가조건 준수와 방지시설의 정상 운영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사후관리 체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복 위반 사업장에 대한 제재가 실효성을 갖고 있는지도 과제로 남는다. 현행 제도상 환경당국은 위반 행위에 따라 개선명령, 과태료, 과징금, 조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지만 공장등록 등 사업장 존립과 관련한 권한은 산업통상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나뉘어 있다.

 

이헌승 의원은 “환경법규를 장기간 반복해서 위반하는 사업장에 대해 과징금이나 조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환경당국이 산업통상부·지자체와 함께 공장등록 취소 등을 검토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포제련소 사례는 환경개선에 얼마를 투입했는지를 넘어 투입된 비용이 실제 환경관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통합환경허가 이후에도 반복되는 위반을 줄이지 못한다면 투자 규모와 별개로 현장의 관리체계와 사후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