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9위 탄소배출국 한국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원인과 전망은?

한화증권 박세연 연구원 9일자 보고서에서 한국 및 주요 국가 탄소배출권 동향 분석
8월 국내 배출권 가격은 평균 13.5% 상승...아·태 주요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 기록
향후 시세 전망 및 국내 발전사의 대응 시나리오 3가지 제시

[엔트로피타임즈 민경종 기자] 최근 국내 탄소배출권(KAU)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 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26년 발표된 글로벌 탄소 통계(EDGAR 및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9번째로 이산화탄소(CO₂)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여서 더더욱 관심이 간다.

 

이에 근거해 글로벌 상위 10개국을 살펴보면 압도적인 제조업과 화석연료 소비량을 가진 중국이 1위, 미국과 인도가 2, 3위에, 이어 러시아, 일본, 이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가 4~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한국, 독일이 9위와 10위에 랭크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KAU) 가격이 정부의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 돌입과 함께 공급 축소 및 유상할당 확대라는 강력한 제도적 변화를 맞아 톤당 3만 원 선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박세연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배출권 가격은 평균 13.5% 상승하며 아시아·태평양 주요 시장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력 상품인 KAU25는 8월 20일 톤당 3만100원까지 치솟으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만 원 고지를 넘어섰고, 주력물이 KAU26으로 교체된 9월 이후에도 3만 원 선에 육박하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급등 배경과 향후 전망, 그리고 국내 발전사들의 대응 현황과 과제는?

 

박 연구원에 따르면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는 이른바 ‘수급 재평가’가 이끈 급등세라는 것이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국내 배출권 시장이 지난 2025년까지만 해도 톤당 8,000원~1만 1,000원대 박스권에 갇혀 장기 저점권을 형성했으나, 올해 1월 제4차 계획기간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것.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격 상승이 단순한 유동성 효과를 넘어 정부의 긴축적 공급 정책과 발전업계의 조달 수요가 맞물린 ‘구조적 수급 재편’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즉, 제4차 계획기간의 배출허용총량은 25억3,730만 톤으로 확정되었고, 시장안정화용도 예비분(8,528만 톤)까지 총량 내에 포함되면서 공급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

 

여기에 발전부문의 외부 조달 압박이 가세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직접적인 가격 지지 요인은 발전부문의 유상할당 비율 확대다. 올해 15%로 시작한 유상할당 비율은 오는 2027년 20%, 2028년 30%, 2029년 40%를 거쳐 2030년에는 5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이는 무상으로 주어지는 배출권이 줄어들기 때문에, 발전사들이 부족분을 정부 경매나 현물시장에서 직접 사 와야 하는 처지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진행된 유상할당 경매 응찰률은 218.5%를 기록했으며, 7월 현물시장에서 전기·가스업의 매수량은 전체 할당대상업체 매수량의 59%(약 96만 톤 순매수)를 차지하며 시장 수요를 견인했다.

 

■‘배출권 절벽’ 마주한 발전업계, 돌파구 마련 부심

 

이처럼 정부의 무상할당 축소 기조에 따라 국내 주요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들은 가중되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먼저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및 '폐자원 재활용' 영토 확장 노력이 꼽히는데, 이는 화력발전 비중을 낮추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 만큼, 발전사들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래 폐기물로 꼽히는 '자동차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 리사이클링 사업에 직접 참여하여 청정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어 ▲청정연료 혼소 및 발전 효율 개선에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량을 당장 줄이기 위해 암모니아나 수소를 섞어 태우는 '혼소 발전' 기술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LNG 발전소의 가스터빈 효율을 극대화해 동일한 전력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는 기술 도입도 활발하다.

 

▲내부 탄소배출권(KAU) 자산관리 전문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배출권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발전사들은 재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물 매입 시점을 분산하거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 자산 고도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향후 시장 전망은?...박 연구원, 시나리오별 가격 추이 예측

 

박 연구원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내 배출권 가격의 움직임을 정부 정책 변수와 발전 시장 상황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했다.

 

▲기본 시나리오(2만7,000원 ~ 3만3,000원)로는 정기적인 유상할당 경매가 매물을 공급하는 가운데, 발전사들의 꾸준한 조달 수요와 2027년 유상할당 비율 상향(20%)에 대한 기대감이 하단을 지지하며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강세 시나리오 (3만3,000원 ~ 4만원)로는 전력 수요 증가로 석탄발전량이 예상보다 늘어나고 발전부문의 매수세가 심화되는 경우다. 특히 시장안정화조치(K-MSR)의 구체적인 운영 기준 마련이 지연되어 단기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 때 이 가격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조정 시나리오 (2만 원 ~ 2만 5,000원)로, 경기 둔화로 인해 산업계 전반의 전력 수요와 배출량이 급감하는 상황이다. 만약 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시장안정화 예비분을 조기 풀거나 경매 물량을 확 늘릴 경우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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