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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이어 웨이모까지..도쿄가 로보택시 격전지 된 이유

웨이모, 일본교통·GO와 손잡고 2027년 완전 무인 택시 상용화
일본 택시기사 평균 60.5세, 고령화·운전자 부족에 자율주행 수요 커져
정부도 2027년까지 레벨4 이동서비스 100곳 이상 목표

 

[엔트로피타임즈 손영남 기자] 일본 도쿄가 글로벌 로보택시 기업들의 새로운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가 이달 일본에서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처음 공개한데 이어 미국 알파벳의 자율주행 전문기업 웨이모(Waymo)가 일본 택시업계와 손잡고 2027년 도쿄에서 완전 무인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택시 운전자의 평균 연령이 60.5세에 달할 정도로 인력 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일본 정부도 레벨4 자율주행 이동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교통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 테슬라 공개 나흘 뒤 웨이모 출사표 내고 승부 돌입
테슬라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사이버캡을 일본에 처음 공개했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2인승 전용 차량으로 테슬라가 추진하는 완전 자율주행 기반 로보택시 사업의 핵심 모델이다. 일본 주요 도시에서 이를 선보이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지만 실제 로보택시 서비스를 언제 시작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나흘 뒤 웨이모가 보다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내놨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현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웨이모는 일본의 택시 호출 플랫폼 GO, 택시업체 일본교통과 손잡고 2027년 도쿄에서 일본 최초의 완전 무인 상용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소규모 차량으로 시작해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약 100대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웨이모는 이미 미국에서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완전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웨이모가 일본 진출을 단순한 기술 실증이 아닌 처음부터 무인으로 운영하는 대중 서비스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일본에서 실제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관련 인허가와 기술·운영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에서도 알 수 있듯 두 회사의 접근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테슬라가 전용 차량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자동차 제조사에서 로보택시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려 한다면 웨이모는 이미 구축한 자율주행 기술을 기존 택시산업의 운영망에 결합하는 방식이다.

 

특히 웨이모의 일본 진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택시회사를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일본교통은 차량 운영과 현지 인프라를 맡고, GO는 호출 플랫폼을 제공한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을 담당한다. 기술기업과 기존 운송사업자가 역할을 나눠 실제 승객을 태우는 구조다.

 

그간의 진척만 놓고 보면 웨이모가 한발 앞선 것이 사실이다. 웨이모는 이미 지난해 도쿄에서 실제 도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운전자가 탑승한 재규어 I-PACE를 활용해 일본 도로 환경을 학습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공공도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첫 사례였다.

 

이는 도쿄가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의 현지 적응과 상용화를 동시에 시험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좌측통행과 좁은 도로, 복잡한 교차로와 보행자 환경 등 미국과 다른 도로 조건을 통과해야 실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로보택시를 서두르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이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의 택시 운전자는 2024년 평균 연령이 60.5세로 높아졌고, 운전자 확보가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자율주행이 운전자를 단순히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부족한 교통서비스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되는 배경이다. 실제 웨이모와 일본교통, GO도 일본의 인구 감소와 만성적인 운전자 부족을 이번 협력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 테슬라·웨이모만 아니다.. 글로벌 로보택시 시험장으로 떠오른 일본
일본 정부도 자율주행을 단순한 미래 자동차 기술이 아니라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레벨3·4 자율주행이 제도적으로 가능하며 레벨4 이동서비스의 사회 구현이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2027년까지 지역 한정형 레벨4 무인 이동서비스를 10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 목표가 반드시 도쿄의 로보택시 100대와 같은 사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전국적으로 자율주행 이동서비스를 확산시키려는 정책 목표이고, 웨이모는 그 가운데 도쿄라는 대도시에서 상용화를 추진하는 별개의 사업이다. 다만 정부의 제도 정비와 기업의 상용화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쿄에서 움직이는 기업도 테슬라와 웨이모만이 아니다. 일본 완성차업체 닛산은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 우버와 함께 자율주행 차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로(Nuro) 역시 올해 도쿄에서 해외 첫 시험에 들어갔다.

 

특히 누로는 우버와 루시드 등과 협력하고 있고 엔비디아와 도요타 등의 지원도 받고 있다. 웨이모뿐 아니라 여러 자율주행 기술기업과 자동차·플랫폼 기업이 일본 시장을 겨냥하면서 경쟁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결국 경쟁의 초점은 누가 가장 뛰어난 자율주행차를 만드는가에서 누가 운전자 없는 차량을 실제 교통서비스로 정착시키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차량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는지, 원격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차량을 누가 관리하고 정비하는지, 기존 택시사업자와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까지 풀어야 한다.

 

이와 함께 규제 해결도 풀어야할 숙제다. 현재 일본에서는 자율주행 수준과 관계없이 운전석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남아 있어, 웨이모의 완전 무인 서비스가 실제로 시작되려면 관련 인허가와 제도 적용이 필요하다. 웨이모 역시 2027년 서비스가 규제 승인과 기술·운영 검증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역시 규제 문제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사이버캡의 인증 과정과 임시 운전자 조작장치 등에 대해 테슬라에 답변을 요구했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차량을 기존 자동차 안전기준에 어떻게 편입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가 된 것이다. 결국 도쿄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이 부족해지는 사회에서 교통서비스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둘러싼 실험에 가깝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대중교통과 택시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로 넘어가려면 기술기업과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택시업계와 플랫폼, 정부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테슬라와 웨이모가 동시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를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니라 운전자 없는 교통서비스가 실제 도시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