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운영하는 녹색정책금융에서 정작 지원 이후 실제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었는지는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제출한 감축계획을 토대로 대출이자를 지원하면서도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졌는지, 그 결과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졌는지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렌터카 업계에는 최근 4년간 약 130억원의 이차보전금이 지원됐다. 배터리와 석유화학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온실가스를 직접 포집·활용·저장하는 CCUS 분야 지원액의 4배가 넘는다. 차량을 친환경차로 바꾸는 데 정책금융을 투입했지만 정작 그 지원이 실제 감축 성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확인할 장치는 미흡한 셈이다.
2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녹색정책금융을 통해 렌터카 업계에 지급된 이차보전 지원금은 총 129억 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녹색정책금융은 온실가스 감축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금융기관 대출이자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정부는 민간의 감축 투자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업종별로 보면 배터리 분야가 270억 9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다. 석유화학이 200억 89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렌터카가 129억 9100만원으로 세 번째였다. CCUS 분야 지원액은 30억 4400만원으로 렌터카 업계에 지급된 금액의 약 4분의 1에 그쳤다.
◆ 감축계획 다음은? 실제 성과는 관리 대상 밖
렌터카 업체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 녹색정책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차량의 친환경 전환을 통해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구조다.
하지만 정부가 확인하는 것은 금융 지원을 위한 대출 실행과 관련된 부분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지원 이후 기업의 무공해차 도입 실적이나 실제 운행 여부, 이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량 등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녹색정책금융의 성격을 감안하면 사후관리의 공백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인 금융지원이라면 대출이 실행되고 자금이 집행됐는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녹색정책금융은 애초부터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렌터카의 경우 친환경차 도입이 온실가스 감축과 동시에 업체의 영업활동과도 연결된다. 렌터카 업체는 차량을 구매해 대여하는 것이 본업인 만큼 차량의 교체와 신규 구매가 통상적인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단순히 친환경차를 구매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정책금융이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만들어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결국 현재 구조에서는 정부가 기업의 감축계획을 바탕으로 자금을 지원한 뒤 실제 계획 이행 여부와 감축량까지 추적하지 않는 만큼 정책금융이 투입된 결과 어느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이 발생했는지를 사후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이처럼 정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후관리 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예산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녹색정책금융 예산은 539억 67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약 20%가 집행되지 않았다. 예산을 모두 소진하지 못했지만 올해 예산은 664억 8800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23% 증가했다.
예산이 확대되는 만큼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정책의 효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얼마를 빌려줬고 얼마의 이자를 보전했는지뿐 아니라 지원을 받은 기업이 실제로 어떤 투자를 했고 그 결과 온실가스 감축량이 얼마나 발생했는지까지 연결해 관리해야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우 의원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대출이자를 지원하면서 감축계획만 받고 실제 투자가 이뤄졌는지,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었는지도 확인하지 않는다면 정책금융의 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며 “지원한 자금이 계획대로 투자됐는지와 실제 감축 성과가 있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녹색정책금융의 규모를 확대하는 만큼 지원 이후 투자 이행과 온실가스 감축 성과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