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분류ㆍToday

“AI가 일자리 뺏어가면 어떡하지” 중국, 고용 충격 대응 본격화

미국·EU·한국까지 동참.. 글로벌 노동시장 재편 신호탄 점화

 

[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노동 시장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나섰다. 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필연적으로 이어지기 마련인 고용 충격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결정은 자동화와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존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새로운 직무가 등장하는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유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중국 정부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기도 하다.

 

◆ 인공지능에 일자리 뺏긴다? 재편되는 노동시장 추이에 관심
신화 통신은 27일(현지 시간), 인공지능 기술 확산이 노동시장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고용 안정 정책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기술 발전에 따른 실업 충격을 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대책을 병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AI 기술은 이미 단순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대응책 없이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앗아간다는 공포감이 사회 분위기를 망칠 수 있는 상황. 단순히 막연한 공포감으로 치부해버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제조 공정에서는 로봇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생산라인 인력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서비스업에서도 고객 응대와 데이터 처리, 콘텐츠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생성형 AI는 문서 작성과 번역, 디자인 등 기존에는 인간의 전문성이 요구되던 영역까지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직종은 빠르게 사라지는 반면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직무가 등장하면서 노동 수요의 방향이 크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추세긴 하지만 마냥 좌시할 수 있는 문제 또한 아닌 게 사실이다.

 

현재 중국 정부가 주목하는 지점은 고용 규모 자체보다 ‘일자리 구조 변화’다. AI 확산으로 전체 일자리가 급감하기보다는 기존 직무가 재편되면서 노동자 이동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 현실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직종별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단순 사무직이나 데이터 입력 업무는 AI로 대체되는 속도가 빠른 반면, AI 모델을 관리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역할은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제조업 역시 단순 생산 인력은 줄어드는 대신 자동화 설비를 운영·유지하는 기술 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노동자 재교육과 직무 전환 지원을 핵심 정책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기존 산업 인력을 AI 관련 산업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확대와 교육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 교육과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강화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 교육 과정을 확대하고 기업과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 모델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단기적인 실업 충격을 완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노동시장 역시 이에 맞춰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 글로벌 경쟁으로 번지는 ‘AI 고용 대응’ 더는 미룰 수 없어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주요국의 정책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인공지능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산업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은 민간 중심 대응이 특징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인 AI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노동자 재교육을 주도하고 있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혁신 속도는 유지하면서도 그로 인해 불거지는 고용 충격은 완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럽은 다른 대처법을 제시하고 있다. 민간에 맡기기보다는 제도적 접근을 통해 고용 충격 완화에 나선다는 것. 유럽연합(EU)은 ‘AI 사회적 협약(AI Social Compact)’ 논의를 통해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규제와 활용 촉진을 넘어 재교육과 사회안전망을 결합한 정책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금융·산업 전반에서 이미 AI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은 AI가 일상 업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재교육이 고용 안정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런 추세를 한국 역시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AI 확산에 따른 고용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 직업훈련 체계 개편, 그리고 기업과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 모델 도입 같은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에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이미 AI·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 교육 과정을 강화하며,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신속히 공급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당연한 대응이다.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은 자동화와 AI 도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앞서 이에 대한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서비스업까지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더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보고서 작성과 번역, 고객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기존 직무의 역할이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2030년까지 100만 명 이상의 AI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직업훈련 예산도 확대해 약 2조 7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고, 노동시장 전 단계에서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무 중심의 AI 교육 프로그램과 부트캠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부 과정에서는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AI 기본법(AI Framework Act)’ 제정을 추진하며 산업 전반의 안전성과 혁신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AI가 가져올 고용 충격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 변화 속도에 비해 교육과 제도가 뒤처질 경우 노동시장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고용 구조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이 정책 대응에 먼저 나선 가운데 미국과 유럽, 한국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글로벌 노동시장 재편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앞으로 각국의 정책 선택이 일자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