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이상현 편집위원]
인도 재무부가 서아시아 분쟁을 고려, 올해 6월 말까지 필수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적용 폭은 좁지만 베트남도 최근 같은 취지로 일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해 0%의 관세율을 적용한 바 있고, 일부 개발도상국도 특정 에너지·석유 제품에 대해 비상 관세 완화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일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관세율 조정이 있었지만, 주로 수요와 공급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지역 분쟁 관련 대처방향 발표 이후 며칠간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인도, 파격적 관세 인하로 충격 흡수
인도 재무부는 2일(뉴델리 현지시간)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분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고려, 인도 정부는 2026년 6월30일까지 주요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전액 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격 공지했다.
인도 재무부는 “이 조치가 인도 산업에 필수적인 석유화학 제품의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하고, 관련 산업에 대한 가격 압력을 완화, 국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시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책”이라고 논평했다.
인도 재무부는 특히 “이번 완화 조치로 플라스틱과 포장, 섬유, 제약, 화학, 자동차 부품 및 기타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석유화학 원료 및 중간재에 의존하는 광범위한 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완제품 소비자에게도 부담 완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재무부가 관세면제 품목으로 고시한 물품 목록에는 ‘기체 암모니아’와 페놀, 질산암모늄, 폴리프로필렌, 에폭시 수지 등이 포함됐다.
베트남,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도 일시적 관세 인하
4월초 현재 인도와 비슷한 취지로 ‘석유화학제품 전체 또는 일부에 관세를 전면 면제하고 있는 사례는 별로 없다. 다만 원유·석유화학 관련 원료·제품에 대해 일시적으로 관세를 인하하거나 0%로 내리는 국가들이 일부 존재한다.
베트남은 지난 3월 휘발유 등 정제유와 연료 생산용 원료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0%로 내리는 조치를 시행, 국내 연료 공급 압력을 줄이려 꾀했다. 인도처럼 광범위한 석유화학 중간재·폴리머까지는 아니고 석유제품·연료 원료에 한정됐다. 전쟁·지역 분쟁에 따른 공급 차질을 완화하는 일시적 관세 완화라는 점에서 인도의 조치에는 못 미친다.
일부 개발도상국도 특정 에너지·석유 제품에 대해 ‘비상 관세 완화’를 시행하지만, 인도처럼 다수의 석유화학 중간재·폴리머·수지(40개 품목 수준)를 일시적으로 완전 관세 면제하는 것은 최근 사례로는 드문 편입니다.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일부 개발도상국들에서도 에너지가격급등·외화부족·수입비용 급등을 이유로, 휘발유·디젤·석유제품 수입 관세를 일시적으로 인하하거나 0%로 조정한 사례가 있다.
한국은 직접 수급통제하는 방식
한국은 석유화학제품 전체 관세를 전면 면제한 적은 없다. 오히려 중국산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수지 및 PET 필름 등 일부 제품에는 ‘반덤핑 관세(ADD)’를 유지·인상하는 방향의 조치를 이어왔다. 다만, 나프타·석유 등 원료에 대한 관세를 하향 조정하고 수출통제·비상수급조정 등 다른 형태의 대응을 해 왔다.
한국 정부는 나프타 생산용 원유에 대해 2007년부터 유연관세 제도를 적용해 왔다. 2023년 이후 기본관세를 0%로 내린 상태를 유지하는 한편, 2025년 계획에서도 이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나프타·석유화학 원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연한 관세 조정이다. 인도처럼 최종 중간재·폴리머 수입에 대한 관세를 직접 풀어주는 것보다는 상류 원료단계에서만 완화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지난 3월 중동 공급 불안을 의식, 나프타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국내 정제·석유화학사들이 수출 물량을 국내 수요로 돌리도록 한 것.
산업통상자원부는 후속으로 에틸렌·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도 검토했다. 관세 면제 대신 직접 물량을 규제·배분하는 방식의 수요・공급 조정 방식이다.
미국, 이란에 최대 압박…국제유가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한국 시간) 향후 2~3주 안에 이란을 극도로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밝히자, 아시아 지역에서 유가가 배럴당 약 4~5달러나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없는 가운데 분쟁의 신속한 종식을 기대했던 전망이 무산된 탓이다. 최근 며칠간은 유가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이스라엘 vs 이란’ 간 전쟁 종식이 가까워졌다고 낙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TV 생방송 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핵심 군사 목표가 거의 완료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3주 안에 그들을 원래 있어야 할 석기시대로 되돌려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회담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한을 당초 3월30일에서 4월6일로 연장했다. 그런데 이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모든 발전소를 매우 강력하게, 아마도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생존이나 재건의 기회조차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쉬운 목표물이지만 그들의 석유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서아시아 석유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공급에 의존하는 동맹국들이 스스로 해협을 장악하고 스스로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앞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20%를 운송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것이 적대 행위를 종식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