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이상현 편집위원] 독일 당국이 서방 정보기관으로부터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독일 언론인들이 지적했다.
미국 매체 <워싱턴 포스트(WP)>가 “미 중앙정보국(CIA)과 ‘한 유럽정보기관’이 가스관 공격 4개월 전에 독일 측에 계획을 알렸다”고 보도한 적이 있지만, 가스관 폭발사고가 독일 정부와 관련된 점이 본격 쟁점화 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WP 보도가 숄츠 정부에 면피
독일 탐사 저널리스트 올리버 슈룀과 울리히 틸레는 공동집필한 탐사보도 저작물인 <언더마이닝(Undermining)>에서 “WP의 일반적인 보도가 있었지만, 보도에는 이런 정보가 네덜란드 정보기관에서 나온 정보인지, 그리고 그 내용이 얼마나 상세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독일 언론인들은 저작물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암시나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의 이름에 대한 언급도 없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독일 정부가 가스관 폭파 계획을 알고 있었음에도 어떤 보안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볼프강 슈미트 당시 전 독일 총리(올라프 숄츠) 비서실장이 참석했던 연방의회 감독기구 회의에서 외국 정보기관의 경고가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탐사보도 저작물에는 구체적으로 “WP 보도에 ▲CIA의 지시 ▲헤이그의 경고 ▲배후조종 혐의자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전 총사령관에 대한 언급이 모두 없었던 것은 독일 총리 비서실장이 경고를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진짜 범인인지 모호한채로 소문만 무성해야 독일 정부는 폭파계획을 사전에 전달 받았는지가 쟁점화 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영국 보험사 앞뒤 안 맞는 논리로 보험금 지급 거부
런던 고등법원 상사부는 노르드 스트림 송유관 파손 사고 운영사를 상대로 한 보험금 청구 소송 심리가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4년, 노르드 스트림 가스 파이프라인 운영사인 노르드 스트림은 폭발 사고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을 거부한 로이즈 오브 런던과 아치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배상액은 5억8000만 유로(6억 8400만 달러)다.
재판은 지난 16일 시작됐고, 주요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원고 측의 법적 주장을 청취하는 심리가 17일 열렸다.
원고 측은 “송유관이 분쟁 지역에 위치하지 않았고 군사 계획의 일부도 아니었으므로 이번 사고는 보험 적용 범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측은 “보험 약관이 전쟁이나 정부 명령에 의한 손해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반박해왔다.
피고측 변호인들은 다만 폭발의 배후에 어느 특정 국가가 있는지를 입증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측은 “어떤 전쟁, 어느 정부의 명령인지를 입증하지 않고 ‘전쟁’과 ‘정부 명령’이었음을 인정받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피고측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주도는 분명, 정작 피해자 독일은 모른체
2022년 9월 26일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가스 수출 파이프라인 두 지점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 노르드 스트림 1과 노르드 스트림 2가 두 파이브라인천연가스관(PNG)의 공식 명칭이다.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은 가스관 폭발이 고의적인 사보타주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노르드스트림 운영사인 노르드 스트림 AG는 파이프라인 손상 규모가 전례 없이 심각하며 복구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 검찰총장실은 이번 사건을 국제 테러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러시아는 노르드스트림 폭발사고에 대한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2023년 미국 언론인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모어 허시는 자신의 미국 정보당국 취재원을 인용, “2022년 6월 미 해군 잠수부들이 노르웨이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 발톱스 훈련을 틈타 러시아 가스관 아래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허시에 따르면, 이 작전을 실행하기로 한 결정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이 내린 것이었다. 미 국방부는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 가스관 폭파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