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화사하고 화려하다. 겨울의 긴 침묵을 밀어내고, 햇빛은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거리마다 꽃이 피고, 나무는 연록의 빛을 틔운다. 사람들은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거리를 걷고, 세상은 다시 살아난 듯 보인다. 생명의 계절, 봄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계절은 마음을 온전히 밝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화사함 속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과 슬픔이 스며든다. 꽃이 만개할수록, 그 향연은 내면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슬픈 감정들을 끌어올린다. 기쁨이 아니라, 오히려 잊고 있던 기억과 고통이 선명해진다. 영국 작가 엘리엇(T. S. Eliot)은 『황무지』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다. 죽어 있던 것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힘이 오히려 인간에게 고통이 된다는 뜻이었다. 겨울의 무감각 속에서는 잊을 수 있었던 것들이, 봄이 되면 다시 감각을 되찾으며 되살아난다. 그래서 생명의 회복은 곧 기억의 회복이고, 기억의 회복은 곧 고통의 재현이 된다. 봄의 역설(逆說) 봄의 빛은 어둠을 밀어내지만, 동시에 감추어 두었던 것들을 드러낸다. 겨울에는 얼어붙어 있던 감정들이, 봄이 되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회복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통증에 가깝다. 연록의 초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자는 입어야 할 고통을 입는다.” 지금의 국제 상황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 글이 있을까? 무려 2400년전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나오는 글이다. 패권을 쥐고 있던 그리스가 전쟁 상대인 약소국 멜로스 동맹 협상단에게 한 말이다. 되풀이되는 역사, 소환된 2,400년 전의 비극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전쟁 당사자는 물론 전쟁과 아무 상관이 없는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아시아, 아프리카 약소국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4년 전, 러우전쟁으로 2차 오일쇼크 보다 더 큰 가스 대란의 공포 속에서 잠 못 이루며, 뒤척였던 기억이 선하다. 아니나 다를까, 전쟁의 결과는 전기·가스 요금 폭등, 관련 공기업의 천문학적 적자라는 혹독한 대가로 돌아왔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 속에서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다시 펼친다. 멜로스 대화편의 냉혹한 현실주의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정의는 공허한 외침일 뿐이라는 사실을 중동의 포화 속에서 다시 한번 목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후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멜로스의 실수와 마크 카니의 경고 아테네에 저항
[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발맞춰 현지 시장 공략에 첫발을 내디뎠다. 최근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인 Aperion Energy Group(AEG)과 20MW급 힘센 엔진(HiMSEN) 기반의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2일 밝힌 것.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계약 규모는 총 684메가와트(MW), 금액으로는 6271억 원에 달하며 자사가 체결한 발전용 엔진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 물량은 안정적인 대용량 전력 공급이 요구되는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공급 예정인 20MW급 발전용 힘센 엔진은 대용량 중속 엔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 효율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 고출력·고효율은 물론 빠른 기동성과 안정적인 부하 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24시간 무중단 운전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이번 계약은 HD현대중공업이 데이터센터용 전력 발전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과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에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