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이상현 편집위원]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석유 수입에 성공한 한국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현지 석유 공급과 한국의 대공미사일 천궁-2 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주무장관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0일(서울 시간) 귀국했지만,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리야드 시간) 현재 사우디아라비에서 고위관료들과 소통하고 있다. 왕정국가들이 부처 장관보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더 실세로 예우하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방공무기를 사우디에도 추가 공급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타진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분쟁 여파로 주로 석유 공급 불안요인 때문에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수입 원유 운송시간을 근거로 월별 석유수요 대비 공급량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앞서 서아시아(중동)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한국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등 중앙아시아, 브라질 등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가능한 모든 산유국들로 거래선을 다변화 해왔다.
비축유 방출 없이 나름 잘 버티는 한국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서울 시간) <한국방송(KBS)>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서아시아 전쟁으로 대체 에너지원을 모색하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원유 공급 확보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주 초에 구체적인 금액과 세부 사항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 차질 와중인 4월초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카자흐스탄을 방문, 원유와 나프타 공급을 확보했다. 김 장관은 “카자흐스탄이 매우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50~60일 정도로 걸리는 미국과 비슷하다”며 “최근 중앙아시아 국가 방문의 목적은 장기적으로 석유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은 주요 에너지를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특히 석유 구매량의 70%를 서아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유 2400만 배럴 공급을 약속받았다. 또 러시아로부터 2만7000콘의 나프타를 긴급 수입하기도 했다.
긴급한 노력 덕분에 일본과 달리 비축유를 방출하지 않았다. 분쟁에 따른 공급 충격을 견디면서도 일부 소매가격을 인상,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충격을 고루 분산했다.
일부 파손된 사우디 석유시설 완전복구…공급능력 증가
강훈식 비서실장은 일요일인 12일(리야드 현지시간) 파이살 빈 파르한 빈 압둘라(Faisal bin Farhan Al Saud)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양측은 회담에서 우호적 양국협력관계를 점검하고, 지역 정세와 그것이 지역 안보 및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우디 외교장관은 왕족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외교장관 집무에 앞서 국가 방위 및 군사 분야에서 일했다. 한국의 방위산업에 관심이 많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부 고위 관료들이 한국을 방문, 천궁-2 등의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일부 계약도 마쳤다. 이라크, UAE와 함께 천궁-2 고객그룹에 합류했다.
천궁-2는 이번 호르무즈 분쟁 실전에서 높은 명중률로 서아시아 국가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강 실장은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 성공한 방공미사일 세일즈와 최근 사우디 석유 공급여건 개선에 따른 한국 추가 수입을 협의하고 있다.
강 실장은 12일 외교부 장관 접견 후 압둘아지즈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에너지부 장관을 만났다. 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친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에너지 공급 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 에너지부는 이날 동서 석유 파이프라인의 생산 능력을 완전히 복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하루 6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사우디 ‘동서 석유 파이프라인’을 공격, 일부 시설이 파손됐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이날 “동서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 용량을 하루 약 700만 배럴까지 완전히 복구하는 데 성공했으며, 운영 및 기술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서아시아 천궁-2 수요를 석유 확보 지렛대로
석유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사우디 아라비아 동부 유전에서 사우디 서쪽 홍해 항구인 얀부까지 흐른다. 분쟁기간동안 손실됐던 하루 30만 배럴의 생산량이 복구되자 마니파 유전의 원유 생산량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사 <SPA>는 “서아시아 분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주요 에너지 시설 여러 곳의 운영이 차질을 빚었다”고 보도했었다. 특히 “동부 유전에서 서부 지역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송유관의 펌프장이 손상돼 하루 약 70만 배럴의 원유 수송 용량이 감소했다”고 밝혀왔다.
한국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사우디 아라비아가 한국에 원유를 우선 공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홍해 연안 사우디 항만 얀부에 한국 선박 5척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청해부대 구축함인 대조영함이 호위하는 등 홍해 항로 이용 대책을 마련 중이다. 사우디와 함께 미국과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원유 수입원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경제적 타당성・효율성 뿐 아니라 자원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서아시아 산유국으로부터 중장기 석유 수입 안정화를 꾀하면서 한편으로 이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방공무기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는 지난 10일 “유가와 글로벌 무기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중동 전쟁이 국내 무기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주요 정밀 유도 미사일 및 무기 제조업체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LIG 방산항공(D&A)을 방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LIG D&A는 천궁-2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의 제조사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