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민경종 기자] 전 세계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선점해온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SpaceX)'에 맞서 아마존이 마침내 '카이퍼 프로젝트'의 실체를 드러내며 한판 승부가 예고돼 귀추가 주목된다.
외신과 지난 4일 발간된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정의훈 연구원, 2025.4.4.)에 따르면 오는 9일 아마존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지칭하는 '카이퍼 프로젝트'의 27기의 위성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카이퍼 아틀라스(KA-01)'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배치 예정인 전체 3236기의 위성 중 첫 27개의 위성을 발사하는 것으로 2019년 카이퍼 프로젝트가 공식 발표된 지 6년만이다. 27기의 위성은 ULA의 Atlas 5에 탑재돼 약 450km 고도에 배치될 예정으로 전해진다.
2019년에 발표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사업 진행 속도는 상당히 더뎠다. 경쟁사인 스타링크는 이미 7천여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해 전세계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500만명 이상의 가입자 수를 확보했고, 유럽 유탤셋의 원웹 서비스 또한 650여기의 위성 배치를 완료한 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 중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2020년 7월 FCC로부터 카이퍼 프로젝트의 인공위성 배치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장기간 위성을 발사하지 못하면서 2023년 2월 수정된 발사 계획을 FCC로부터 재차 승인받은 바 있다.
경쟁사 대비 압도적 자금력을 확보한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가 지연된 원인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는 없지만, 위성 발사에서 제약이 걸렸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 정 연구원의 판단이다.
아마존은 자사의 3236기의 위성 발사를 위해 ULA의 Atlas5(8번)와 Vulcan Centaur(38번), Arianespace의 Ariane6(18번) 그리고 Blue Origin의 New Glenn(27번)과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총 91회로 확보한 발사 횟수는 충분하나 문제는 Atlas5를 제외한 나머지 로켓들의 개발이 상당 기간 지연됐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연속적인 위성 배치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유진투자증권 정 연구원은 추측했다.
하지만 지난해 Vulcan 로켓과 Ariane6 로켓의 첫 상업 발사에 성공했고, 올해 1월에는 New Glenn의 첫 시험 발사도 진행돼 카이퍼 위성 발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지난 2023년 스페이스X의 Falcon9(3회) 발사 서비스도 확대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연속적인 위성 발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이미 2023년 초에 2기의 프로토타입 위성을 발사했고, 지난해 4월 미국 커클랜드에 1만6천 제곱미터 규모의 위성 제조 시설 또한 완공됐기 때문에 위성 공급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정 연구원은 예상했다.
이러한 배경하에 아마존이 오는 9일 '카이퍼 아틀라스(KA-01)' 임무를 통해 프로젝트 발표 6년 만에 첫 27기의 위성을 발사한다. 그동안 발사체 개발 지연으로 스타링크(약 9,900기 운용)에 비해 고전했으나, 최근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등 차세대 로켓 발사가 성공 궤도에 오르며 위성 배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클라우드 vs 가성비' 두 기업 전략 엇갈려...국내 시장 영향은?
이들 두 공룡 기업의 전략은 명확히 갈려 눈길을 끈다.
외신에 따르면 먼저 스타링크(SpaceX)는 '압도적 선점과 인프라'가 장점이다. 자체 발사체를 통한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이미 전 세계에 수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반면에,
아마존 레오(Leo)는 '생태계 통합'을 기치로 삼고 세계 1위 클라우드인 AWS(Amazon Web Services)와 위성망을 직접 연결해 기업용(B2B)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약 400달러 수준의 저가형 단말기를 보급해 일반 소비자 시장의 문턱도 낮출 계획이다.
아마존과 스타링크의 공습은 국내 통신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으로는 도서산간이나 해상 등 통신 사각지대에서 기존 통신사의 점유율을 위협할 수 있다.
이에 국내 통신사들은 위성 통신사와 손잡고 6G 기술 선점 및 재난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개발을 주도한 핵심 인력이 1999년에 설립한 ‘쎄트렉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지난달 26일 ‘6G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기술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글로벌 6G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6G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의 개발, 검증 및 체계 종합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6G 저궤도 위성 통신은 기존 통신 기술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시공간 제약 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차세대 위성통신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다양한 산업에서 초고속 통신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저궤도 위성은 미래 교통수단인 UAM(도심항공교통)의 핵심 통신망으로, 아마존의 참전은 국내 관련 산업 성장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2026년 하반기 쯤 아마존의 상용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단순한 인터넷 연결을 넘어 전 지구적 데이터 패권 다툼이 시작될 것"이라며 "스타링크의 독주 체제가 끝나고 진정한 '우주 골드러시'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