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김성민 기자]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25일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은 단순한 무기 생산 행사를 넘어, 한국 방위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상징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이날 행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독자 기술로 만든 전투기가 실전배치를 준비하게 됐다”며 “땅과 바다에 이어 하늘에서도 자주국방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생산현장 공개…‘전투기 공장’의 실체 드러나
출고식에 앞서 진행된 생산 현장 시찰에서는 KF-21과 FA-50이 동시에 조립되는 대형 공정이 공개됐다.
KAI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축구장 3배 규모(약 2만1,000㎡)로, 기둥 없는 구조로 설계돼 대형 항공기 조립이 가능하며 연간 KF-21 약 20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장에는 공군 납품용 기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폴란드 등 수출 물량도 함께 제작되고 있어, KF-21 사업이 이미 내수 중심에서 수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자동 정렬 시스템과 로봇 공정이 도입돼, 기존 수작업 대비 정밀도(오차 0.02mm 이하)와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설명됐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KF-21 개발 과정을 “25년에 걸친 도전”으로 규정했다.
2001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된 국산 전투기 개발 사업은 기술 부족과 회의론 속에서도 지속됐고, 결국 독자 전투기 양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연구진과 군, 산업계가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개발 참여자들의 헌신을 강조했다.
방산 구조 변화…‘플랫폼 국가’ 진입
KF-21 출고의 핵심 의미는 단순 전력 증강이 아니라 무기체계 설계·통합 능력 확보에 있다.
한국은 이미 K9 자주포, 천궁 등에서 세계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전투기는 항공·전자·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최상위 플랫폼’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국이 부품·생산 중심 국가에서 체계 설계 국가로 올라선 것”이라고 평가한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KF-21은 최대 속도 마하 1.8, 항속거리 약 3,000km 수준으로 설계됐으며, 공대공·공대지 무장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일부 무장은 아직 해외 의존도가 남아 있지만, 단계적 국산화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중동,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단순 판매를 넘어 기술·운용 경험을 공유하는 ‘방산 협력 모델’도 확대할 방침이다.
미래 전장 대비…유무인 복합체계로 진화
현장에서는 KF-21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전투 개념도 공개됐다.
KAI는 AI 기반 무인기, 유·무인 협동작전(MUM-T), 위성 기반 통신 체계 등을 결합한 미래 전투 체계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KF-21이 단일 전투기가 아니라, 향후 전장 네트워크의 중심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KF-21 양산 1호기 출고가 갖는 의미는 크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엔진은 여전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무장 체계 역시 국산화가 진행 중인 단계다. 스텔스 성능 또한 완전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해 향후 개량을 통한 성능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결국 개량형 개발과 핵심 부품의 자립 여부가 KF-21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번 출고는 단순한 전력 증강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KF-21 양산 1호기 출고는 한국이 무기 수입국에서 벗어나 무기 설계·수출 국가를 거쳐 전략 산업 국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방산 4대 강국’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향후 수출 성과와 기술 자립 수준에 달려 있지만, 이번 출고식은 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